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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매일경제] [데스크 칼럼] 워런 버핏과 강병중회장의 주주사랑 등록일2009-03-02

넥센타이어의 상장사 1호 정기 주주총회 전통이 12일 어김없이 10년째 이어졌다. 결산기 마감 40여 일 만에 가장 먼저 주총을 연다는 것은 투명 경영과 실적에 대한 어지간한 자신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튀려 한다는 공명심이나 홍보 효과에서 얻는 반사이익 얻기쯤으로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서둘러 결산을 끝내고 치밀한 준비가 있어 가능했다. 주총 1호에 도전장을 던진 곳이 생겨나 시간을 앞당기는 줄다리기도 벌어졌지만 강병중 회장의 주주 사랑 덕분에 10년간 지속될 수 있었다. 강 회장은 10년 전부터 매월 실적을 낱낱이 공개해 투명경영에도 앞장서기도 했다. 분기ㆍ반기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기 훨씬 전부터다. 경쟁사에 경영정보가 노출되는 부작용탓에 중단하기까지 4년 정도 이 일을 해왔다.

주총은 왜 하는가. 우선 경영책임을 묻고 성과 배분을 확정짓는 자리다. 경영진과 주주가 미래 비전과 전략을 공유하는 장이다. 필요하면 경영의 큰 틀인 정관을 새로 짜고 판을 바꾸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이같이 신성한 주총을 상당수 기업 오너와 경영자가 거추장스러운 통과의례로 여기는 현실이 올해도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주총일을 확정지은 곳은 소수지만 벌써부터 3월 20일 금요일이 주총이 몰리는 D-데이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 충격 때문에 쪼그라들고 적자로 전락한 기업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어떻게든 주목을 덜 받으려는 묻어가기식 유혹은 더욱 커진 탓일 게다.

기업들의 치부 감추기는 끊임없는 좇고 좇기기의 되풀이다. 감독당국은 해마다 투명한 공시를 위해 새로운 규정을 내놓지만 불공정 공시와 올빼미 공시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투자자 눈을 피하기 위해 금요일 증시 마감시간도 한참 지나 슬그머니 이뤄지는 올빼미 공시는 요즘도 매주 최소한 네댓 개씩 눈에 띈다. 연말 분위기에 들떠 있는 12월 31일 오후나 설날과 추석 연휴 직전 풀어놓는 공시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탐욕과 무지가 거액의 손실을 빚어낸 키코 손실처럼 억울함이 묻어 있는 내용이 올빼미 공시에 새롭게 많이 등장한 게 예년과 다른 점이라고나 할까. 작년 한 해 동안 불거진 상장사 불성실 공시는 대기업이 많이 포진한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년보다 2.6배나 더 늘어 형님(유가증권시장)이 아우(코스닥시장)보다 나을 게 없다.

개인이 치부를 감추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감싸줄 수도 있겠지만 주주 제도가 어떤 식으로든 홀대받는 것은 쉽게 봐 넘길 사안은 아니다.

외환위기 당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국내 기업에 접목된 몇 가지 긍정적인 제도 가운데 하나인 선진형 이사회제가 잇따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경영진 전횡에 제동을 걸고 주주들 뜻을 받들어야 할 사외이사들이 정권 창출의 전리품이나 거수기로 전락하고 경영진 줄서기에 한눈을 판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포스코, KT, KB금융과 같이 공공성 짙은 한국 대표 거함들이 선장 선출부터 아직 깔끔하게 정립하지 못한 점은 실망스럽다.

포스코를 비롯한 몇몇 한국 기업에 투자한 사실을 밝혀 해당 종목 주가에 축포를 쏘기도 했던 워런 버핏. 그가 우연히 10년 연속 주총 1호 기록을 갖고 있는 넥센타이어를 알게 된다면 어떤 평가를 내릴까.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매년 3월 초 보내는 편지에서 주주 존중을 실천하는 사례로 소개하지 말란 법도 없을 성싶다.

넥센타이어는 내년부터 주총 1호 자리를 내줘야 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한다. 아무리 중국 현지법인 결산을 서둘러도 올해와 같이 빨리 끝낼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렇더라도 강 회장의 훈훈한 주주 사랑은 주총 1호 기업이라는 상표와 함께 많은 투자자에게 오래 기억될 것이다.

[임규준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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