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흔히 ‘길’로 비유됩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어떤 길도 외롭지 않다, 너의 길이라는 확신이 들면 주저 말고 최선을 다해 달려라, 가지 못할 길도 가면 안 될 길도 없다’ 등의 명언들만 보아도 길과 인생은 닮아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러한 길에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껴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여기 아름다운 풍경 그 이상으로 사람을 감동시켜주는 세계적인 로드 명소들이 있습니다.

애팔래치아 트레일

미국 동부의 조지아주 스프링어산((Mt. Springer)부터 메인주 카타딘산(Mt. Katahdin)까지 이어지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은 미국의 국립경관 트레일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길입니다. 8개의 국유림, 6개의 국립공원을 지나며 다양한 야생 동식물과 자연경관이 연신 감탄사를 불러일으키는 곳인데요. 총 길이 3,498km에 계단만 5백만 개에 육박하는 이곳은 자연이 쉽게 허락하지 않는 길이기도 합니다. 매년 3백만 명 이상이 도전하지만 그중 절반도 완주에 성공하지 못해 하이커들에게는 꿈의 길로 불리고 있죠.

‘애팔래치아 트레일’의 긴 여정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3월 초인데요. 스프링어산을 봄빛으로 수놓은 꽃들을 보며 출발해 9월경 카타딘산의 아름다운 단풍과 함께 여정을 마무리한다면 인생에 두 번 다시 없을 멋진 경험이 될 것입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의 스페인어 이름은 ‘까미노 데 산티아고’! ‘산티아고로 향하는 길’이라는 뜻이 담긴 이 길은 프랑스와 스페인의 남부 국경에서 시작해 스페인을 가로지르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이어지는 약 800km의 코스입니다.

1189년, 종교적인 목적으로 시작되어 1987년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순례자’에 등장하여 더욱 유명해졌으며, 최근에는 도전 정신과 자기 성찰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완주하기까지 한 달 이상이 소요되는 여정이지만 스페인의 새파란 하늘과 길게 뻗은 지평선, 작은 마을이 어우러지는 풍경을 바라보면 지친 발걸음도 바로 위로가 되죠. 구간별로 스탬프를 찍는 재미와 세계 각국에서 온 순례자들과의 만남 또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보는 매력 중의 하나입니다.

잉카 트레일

페루 ‘쿠스코’에서 출발해 ‘마추픽추’에 이르는 ‘잉카 트레일’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명실상부한 최고의 트래킹 코스입니다. 해발 2,000m가 넘는 고산지대에서 꼬박 4일을 걸어야 하고, 길에서 숙박을 해결해야 하며, 하루 방문객 수가 제한되어 있어 경쟁률도 높지만 ‘세계에서 가장 걷고 싶은 길’ 1위에 선정될 만큼 가치가 있는 길입니다.

까마득한 협곡과 눈 덮인 산봉우리, 빙하가 있는 장엄한 안데스 산맥의 풍경과 더불어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공중도시, 마추픽추가 종착지에서 기다리고 있으며 남미 최고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도 놓칠 수 없답니다.

리키안 웨이

터키 남쪽의 ‘안탈리아(Antalya)’에서 ‘페티예(Fethiye)’까지 이어지는 ‘리키안 웨이’는 에메랄드빛 지중해 바다가 펼쳐지는 해안길입니다. 바다와 산, 고대 유적지를 모두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아주 특별한데요. ‘리키안 웨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고대 그리스의 도시 ‘리키아’의 유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입니다.

길 중반에 우뚝 솟은 올림푸스 산에서는 땅에서 불꽃이 솟아오르는 ‘키메라’라는 신비로운 자연 현상을 만날 수 있고, 페티예 부근의 바바산에서 지중해의 푸른 바다 위를 활공하는 패러글라이딩도 즐길 수 있죠. 지루한 걷기보다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다는 장점을 가진 길이 바로 ‘리키안 웨이’입니다.


때로 인생이 버겁게 느껴질 때, 여행길에 오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혹시, 그런 마음이 드신다면 오늘 알려드린 ‘인생을 닮은 세계적인 로드 명소’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